달빛길 – 밤바다 위에 펼처지는 은빛 길
밤바다를 보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, 빛이 먼저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. 나는 몇 해 전 겨울 끝자락, 포항 구룡포 바다를 따라 걷다가 이 장면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. 달은 반쯤 차 있었지만 아주 밝았고, 해안가에는 바람이 거의 없었다. 그런데 달빛은 조용한 물 위에서 그대로 눌러붙지 않고, 긴 은빛 길처럼 수면을 따라 흔들리며 이어지고 있었다. 그 순간이 … 더 읽기
밤바다를 보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, 빛이 먼저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. 나는 몇 해 전 겨울 끝자락, 포항 구룡포 바다를 따라 걷다가 이 장면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. 달은 반쯤 차 있었지만 아주 밝았고, 해안가에는 바람이 거의 없었다. 그런데 달빛은 조용한 물 위에서 그대로 눌러붙지 않고, 긴 은빛 길처럼 수면을 따라 흔들리며 이어지고 있었다. 그 순간이 … 더 읽기
어느 여름 오후, 해가 낮아지고 공기 속 온기가 조금씩 빠져나가던 시간이었다. 하늘 한쪽에 무겁게 자리 잡은 구름이 있었고, 그 구름 사이 작은 틈에서 빛이 물결처럼 흘러나왔다. 마치 누군가 하늘을 살짝 열어 내부의 밝은 세계를 들여다보게 하는 듯했고, 그 빛줄기들은 땅으로 향해 길게 뻗어 있었다. 사람들은 종종 “신의 손가락”이라고 부른다. 하지만, 내게는 그보다 더 인간적인 무언가였다. … 더 읽기